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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은 가을의 끝자락에서 초겨울로 넘어가는 시기로, 자연의 변화를 체감하며 새로운 계절을 준비하는 달입니다. 입동(11월 7일 전후)은 겨울이 시작되는 24절기 중 열아홉 번째 절기로, 본격적인 추위와 겨울을 대비하는 시기입니다. 특히, 입동 무렵에는 김장과 같은 겨울 준비를 하는 전통적인 활동이 이어지며, 공동체의 결속과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입동의 의미와 김장을 중심으로 한 겨울 준비의 전통과 현대적 변화를 살펴보겠습니다.
겨울이 시작되는 계절의 문턱 입동
입동(立冬)은 24절기 중 열아홉 번째 절기로, 양력으로 매년 11월 7일에서 8일 무렵에 해당합니다. 입동은 '겨울이 시작된다'는 뜻으로, 가을이 완전히 끝나고 본격적으로 추운 겨울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리는 시기입니다. 이 시점부터 기온이 점차 내려가고 아침저녁으로 서리가 짙어지며, 겨울 준비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입동은 농경 사회에서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가졌습니다. 농부들은 이 시기를 기준으로 한 해의 농사를 마무리하고 겨울철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추수한 곡식을 저장하고, 겨울 동안 사용할 땔감과 난방 자재를 준비하는 등 농촌 생활에서는 입동이 단순한 절기를 넘어 생존을 위한 중요한 시기였습니다. 입동의 기원은 고대 중국의 역법에서 비롯되었지만, 한국에서도 이를 중심으로 한 독특한 풍습이 발전하였습니다. 전통적으로 입동이 되면 조상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고사(告祀)를 지내거나, 곡물과 채소를 저장하며 풍작을 기원하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또한, 농민들은 입동 무렵 가족과 함께 곶감이나 동치미 같은 저장 식품을 만들며 긴 겨울을 준비했습니다. 오늘날에도 입동은 계절의 변화를 체감하고 겨울 준비를 시작하는 중요한 시기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입동이 되면 사람들은 김장을 시작하거나, 겨울옷과 난방 기구를 준비하며 새로운 계절을 맞이합니다. 이는 입동이 단순히 절기에 그치지 않고, 한국인의 생활문화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줍니다.
겨울을 준비하는 한국의 전통 김장
김장은 입동 무렵부터 시작하여 겨울 동안 먹을 김치를 한꺼번에 담그는 전통적인 활동으로, 한국인의 식문화와 공동체 정신을 상징합니다. 김장은 단순히 음식을 만드는 과정이 아니라, 가족과 이웃이 함께 모여 긴 겨울을 준비하는 협력의 장이었습니다. 김장은 한국의 농경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겨울철에는 채소를 재배하기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에, 김장은 겨울 동안 지속적으로 섭취할 수 있는 영양가 높은 음식을 준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배추와 무, 고춧가루, 마늘, 생강 등 지역에서 수확한 재료를 사용해 담그는 김치는 한국의 자연과 계절이 담긴 전통 음식으로, 단순히 저장 음식에 그치지 않고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김장은 지역과 가정마다 독특한 방식으로 이어져 왔습니다. 예를 들어, 남도 지방에서는 젓갈을 많이 넣어 감칠맛을 강조한 김치를 담그며, 경상도 지방에서는 매운맛을 강조한 김치가 특징입니다. 강원도 지방에서는 배추 대신 갓이나 무를 주재료로 사용하는 경우도 많아, 김치는 지역적 특성과 생활 방식이 녹아든 음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김장은 가족과 이웃이 모두 모여 함께 진행하는 큰 행사였습니다. 김장을 하는 날이면 마을 사람들은 서로의 집을 돌아다니며 돕는 풍습이 있었으며, 이를 통해 공동체의 유대감을 강화했습니다. 김장을 끝낸 뒤에는 김치를 저장할 독(항아리)을 땅에 묻거나 서늘한 곳에 보관하여 발효시키는 과정이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김치가 겨울철에도 신선한 맛을 유지하며, 한국인의 밥상에서 빠질 수 없는 반찬으로 자리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현대에 들어 김장은 많은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도시화와 바쁜 현대인의 생활 방식 때문에 전통적인 방식으로 김장을 담그는 가정이 줄어들고, 대신 김장 김치를 구매하거나, 소규모로 담그는 가정이 늘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별로 열리는 김장 체험 행사나, 친환경 재료를 사용한 김치 담그기 프로그램은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계승하는 새로운 시도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입동과 김장의 오늘의 가치
입동과 김장은 오늘날에도 한국인의 생활 속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입동은 겨울이 시작되는 자연의 신호로, 사람들이 계절의 변화를 체감하며 새로운 준비를 시작하는 계기를 제공합니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는 입동을 맞아 가을을 마무리하고 따뜻한 겨울을 보내기 위한 계획을 세우는 중요한 시점으로 활용됩니다. 김장은 단순히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이 아니라, 가족과 이웃의 유대감을 강화하고 공동체의 가치를 되새기는 시간으로 재해석되고 있습니다. 김장을 통해 사람들은 전통문화를 계승하며, 한국의 농업과 자연이 담긴 음식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또한, 김장 문화는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며, 세계적으로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입동과 김장은 단순히 과거의 전통이 아니라, 현대에서도 자연과 인간, 그리고 공동체의 관계를 되새기게 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입동과 김장은 계절의 변화를 체감하며 한국인의 전통과 삶의 방식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요소들입니다. 입동은 겨울의 시작을 알리며 사람들에게 자연과 조화로운 삶을 돌아보게 하고, 김장은 가족과 이웃의 유대를 다지는 협력의 장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오늘날에도 입동과 김장은 한국인의 정체성과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자연과 공동체의 가치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하는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